대천덕 신부 - 초인이 되어버린 교회
故 대천덕 신부(1918~2002)는 성공회 신부 예수원 설립자로 1957년 한국에서 사역을 시작,
45년간 한국과 한국 사람을 섬겨오다 2002년 8월 84세를 일기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할아버지 R.A토리 1세로부터 시작된 성령론과 헨리 조지의 원리에 토대를 둔 경제이론 및 공동체에 관한 가르침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산 그의 삶의 본과 함께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주 멀고 먼 옛날에 초인(Superman) 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유령(ghost)이 가장 가까운 친구였습니다. 사실상 이 유령이 없었더라면 그는 결코 초인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혼자만으로는 그다지 현명치 못했다는 것이지요.
초인이 아주 어렸을 적에 그는 친구 유령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항상 그에게 충고와 도움을 청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는 초인이 되어 갔습니다. 왜냐하면 유령은 결코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령은 항상 그에게 꼭 해야 할 일과 또 그 일을 하는 방법 등을 일러주었고 나중에 보면 그것은 늘 아주 옳은 일이었음이 판명되곤 했습니다.
또한 유령은 초인에게 악당들(협박자, 공갈자)의 무리를 폭로하도록 했고 그 방법까지 가르쳐 주었으며, 따라서 악당들은 그런 초인을 막아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초인은 항상 악당들보다 앞서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초인이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이며, 악당들은 오랫동안 이와 같은 형세에 몰려 있었습니다.
교회를 존속하게 하는 성령
예, 그렇습니다. 이 악당들은 자기네들이 이 어린 초인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여간 놀라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초인을 완전 K.O 시켰거나 죽였다고 생각하여 의기양양해 있을 때면 초인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커지고 강해져 있곤 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악당들은 초인이 늘상 이야기해 오던 유령이란 친구가 정말로 실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악당들은 그 유령을 실제로 눈으로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유령에게 손을 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초인과 유령을 떼어놓기로 결정하고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악당 두목이 말했습니다. "상대편을 싸워서 이길 수 없을 때라면 반대로 그의 편이 되라(If you can`t lick them, join them)는 옛말이 있다. 우리는 여태껏 잘못 싸움을 해왔다. 우리가 그 녀석과 싸우면 싸울수록 그는 더욱더 강해지기만하고, 그가 그 유령에게 의지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더 현명해지기만 한다. 따라서 이제는 그와 싸우는 일은 그만두어야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앞으로는 그에게 우리가 그의 친구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의 곁에서 그와 함께 사이좋게 지내는 거지. 우리가 그에게 즐겁고 화평한 때를 보여주면 그는 얼마 안 있어서 곧 유령을 잊게 될 것이다. 알겠는가?”
악당 두목은 이 일을 수행키 위해 부하 동지들을 각각 일을 분담시켰습니다. 그리하여 그 중 하나가 초인에게로 가서 말했습니다. “저어, 사실 나랑 내 동지들은 그간 우리가 당신에게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지를 이제 겨우 깨달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편이 되고 싶습니다. 더 이상 ‘두목’을 위해서는 일하지 않으렵니다.” 이 말을 들은 초인은 이렇게 막강한 악당들이 자기편으로 넘어오고 있음에 대해 깊이 감동하여 어찌해야 될지를 몰랐습니다. 그는 흥분하여 그 일에 대해 유령에게 물어보는 것도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초인은 유령에 대해서 그때까지도 거의 알아채지 못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타당한 질문이라도 초인이 유령에게 물어보지 않았을 때는 아무 말도 안 해주고 오직 초인이 그것에 대해 물어볼 때에만 유령이 그 질문에 대해 답해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만약 초인이 유령에게 이 악당들은 정말 믿을만한지 안한지를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았더라면 유령들은 그에게 잘 대답해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인은 묻지를 않았습니다.
첫 번째 악당이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 다음 악당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습니다. “아이고 저런, 당신 옷은 형편없이 낡은 누더기로군요. 훌륭한 옷은 한 번도 입어 본 적이 없으신가요?” 이렇게 말하고 악당은 어리둥절해진 초인의 팔을 잡고서 ‘브룩스 브라더스’ 상점(Brooks Brothers : 유명한 남성의류 상점)으로 달려가 초인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골프용 ‘트위드북’(Tweed:트위드라는 천으로 만든 옷의 일종)으로 치장해 주었습니다.
그들이 초인을 훌륭하게 단장시키고 나자마자 세 번째 악당이 큰 소리로 “자, 이제 크고 맛있는 스테이크와 한 통의 맥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선생님?” 하고 물었습니다. “잠자코 있어, 멍텅구리 친구야, 이 분은 맥주를 마시지 않아.” 첫 번째로 말했던 악당이 팔꿈치로 동려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초인의 팔을 잡고 ‘리츠 카텐’(Ritz Carlten:유명한 음식점 이름)이라는 대식당으로 데려가서 ‘필렛미뇽’(filet mignon:소의 부위 중 가장 연하고 맛있는 부분으로 만든 최상급 비프스테이크) 요리를 주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일은 착착 진행되어 나갔습니다. 악당들은 초인이 자신들이 하던 나쁜 짓을 분쇄하여서 그들로 하여금 세상 빛을 보게 해준 것에 대해 정말로 감사한다며, 또 그런 감사함의 표시로 악당 두목이 비워놓고 간 아파트를 빌려주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들 말로는 악당 두목이 사업차 멀리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초인은 악당 두목의 아파트(옥상주택)로 이사해 갔으며 그곳에서 하버드식 억양으로 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링거폰 코스’를 샀습니다.
어느날 초인이 꼭지가 금으로 된 지팡이를 팔 밑에 끼고 한껏 멋을 내며 큰길을 거닐고 있을 때 옛 친구 하나가 모자를 기울이면서 “안녕하십니까? 선생님.”하고 공손히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시오. 친구, 뭘 좀 도와드릴까요?” 초인이 훌륭한 하버드식 억양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옛 친구는 “당신은 당신의 옛 친구들을 전혀 기억지 못하는군요. 그 옛날 우리가 악당들의 나쁜 소행을 무찌르고자 싸우던 때에 선생님과 나는 가끔씩 공원에서 신문지를 덮고 잠자곤 하지 않았습니까? 그 때에는 우리에게 5센트짜리 동전조차도 없었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아니 자넨 잭크 아니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소. 그런데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오? 어째서 당신은 수지맞는 일을 찾아서 하지 않소? 알다시피 시대는 이미 변했소.” 초인은 약간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시대가 변했다 그겁니까?” 옛 친구는 씁쓸하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있어서나 그렇죠. 아마도 우리 나머지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모르고 있는 사이에 악한 소행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당신에게 무어라고 말했었는지는 몰라도 당신에게 아첨하는 새 동료들이란 자들은 당신이 모르고 있는 사이에 여전히 자기들의 악당 두목을 위해 일을 꾸며 왔던 겁니다. 당신이 그 두목의 집을 소유했을 테지만 벌서 두목은 마이애미에서 저택을 사들여 그곳에서 당신의 전화를 도청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래요. 시대는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의 주된 차이점은 예전에 당신이 악의 일들과 싸웠었으나 이제는 그들의 무리와 합세했다는 점이지요. 자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초인 선생님, 재미 많이 보십시오.” 옛 친구는 이렇게 말하고는 휑하니 가버렸습니다.
초인은 즉시로 아파트에 돌아와 그의 수석 보좌관에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지금 막 듣고 돌아온 이야기가 정말 사실인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런데 더욱더 놀란 일은 전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바로 악당 두목의 목소리였던 것입니다. “물론이오, 친구양반, 그 말은 모두 사실이오. 나는 바로 마이애미에서 비밀 도청 전화를 하고 있는 악당 두목이란 말이오. 나로서는 이런 가면극에 어느덧 싫증이 나버렸소. 그러니 우리 이제부터 신사답게 거래해 보는게 어떻소?”
그러나 초인은 단호히 말했습니다. “나는 다시 악한 일을 소탕하는 일로 돌아가겠소. 얼마든지 할 수 있소.” 그는 이렇게 덧붙여 말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지금 있는 이 아파트에서 계속 있으면서 여기서 작전을 지휘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것은 공원 벤치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말씀을 주시는 교제
초인이 제일 처음 취한 조치는 우선 자기를 속였던 악당들 모두에게 전화하여 자기가 그들과 어울렸었다는 사실을 몹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악당들은 그를 비웃었습니다. “너희들이 내게 이렇게 할 수는 없을 텐데.” 초인은 노발대발하여 소리쳤으나 그들은 더 큰 소리로 웃어댈 뿐이었습니다. 그는 곧 이어 공개 성명서를 내어서 자기는 결코 악의 일하고는 아무 관련도 없고, 사실은 그런 것들을 분쇄하고자 애를 쓰노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신문에 그의 성명서가 실렸으나 사설란에는 과연 그가 그런 일을 해낼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평이 나 있었습니다.
이제 다음 행동을 할 차례였습니다. ‘다음 행동이라…’ 그는 다음 차례로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는 과거에 자기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해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갑자기 초인은 자신의 모든 영향력이나 명성이나 부가 악당 두목을 대항해서는 아무 쓸모도 없음이 깨달아졌습니다. 그 모든 것이 처음 시작부터 악당 두목에게 속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는 옛날 일이 희미하게 기억났습니다. 그가 가난하여 헐벗고, 어리고 제대로 먹지 못하던 때에는 그에게 악당들을 폭로하여 그들을 완전히 패배시킬 수 있는 묘책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했었는지 지금은 도대체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그는 유령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당시에는 힘들고 괴로운 날들이었는데도 지금에 와서는 반 정도만 기억이 날 뿐 마치 꿈만 같이 생각되었습니다. 결국 그때의 그는 보잘 것 없었고, 순수했으며 그다지 지위가 높지 못했었던 것입니다. 초인은 오랫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그 옛 친구들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그들에게 돌아가 다시 함께 손잡고 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이 자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를 생각만 해도 그는 아찔했습니다.
그가 가로수 길을 의기소침하여 터벅터벅 걷고 있었는데 마치 어둡고 우울한 먹구름이 그에게 잔뜩 덮여 있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옛 친구 잭크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전날에 신문에서 보았는데 당신이 악을 분쇄하러 돌아왔다고 하더군요. 믿을만 한가요?” 초인은 눈을 반짝이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나는 항상 신뢰할 만 하오.”하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예, 물론 그렇겠지요. 헌데 무엇을 하실 작정입니까?” 잭크가 물었습니다. “글쎄, 그것이...” 초인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 그게 바로 중대한 문제란 말이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도 그 불쌍한 얼간이 같은 초인은 여전히 그 중대한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쌍하게 잊혀진 유령도 여전히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초인이 기억을 해내서 옳은 질문을 하기 시작하여, 바로 그 유령에게 묻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단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실제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이 초인은 현재 2천살이며 그의 이름은 바로 ‘교회’입니다. 그는 성령을 통하여 그가 필요로 하는 모든 권능을 받고, 그의 일을 수행키 위해 필요한 모든 막료들(brains)을 얻게 되는데 그가 이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그런 거룩한 교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성령과의 교제 가운데서 계속 일하고, 살아가고, 계획해 나가며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성령께서 말씀을 주시는 교제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우리가 옳은 질문을 물을 때와 우리가 우리의 생명을 내걸 준비가 되었을 때, 즉 사도 바울이나 베드로 유다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처럼 주님을 위한 귀한 종들이 준비가 되었을 때에만 우리에게 말씀을 주시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성령님의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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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how
2011/06/14 11:09
2011/06/14 11:09